CVC캐피탈, '兆원대' 여기어때 매각 본궤도

입력 2024-04-09 10:52   수정 2024-04-11 09:24

이 기사는 04월 09일 10:5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영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탈이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엔데믹에 따른 여행 수요 회복세와 안정적인 실적을 앞세워 매각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 매각 주관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잠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매각 대상은 CVC캐피탈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80.49%다. 나머지는 기타 주주와 자기주식으로 이뤄져 있다. 국내외 PE와 글로벌 여행업체들이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상 몸값은 1조5000억원 수준이다. 2019년 8월 인수 당시 기업가치(3000억원)의 5배 수준이다. 2022년엔 미래에셋캐피탈과 산은캐피탈로부터 500억원을 유치하면서 1조2000억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여기어때는 국내 해외 숙소와 항공권, 렌터카 등을 실시간 최저가로 예약할 수 있는 원스톱 온라인여행사(OTA)다. 국내에선 야놀자에 이어 2위 업체로 통한다. 약 1000만명 가입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야놀자를 웃돈다. 여기어때는 2022년 영업이익으로 30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작년 464억원을 냈다. 반면 야놀자는 이 기간 외연 확장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영업이익이 138억원에서 1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2021년부터 감소세다. 대신 매출은 여기어때를 크게 앞선다. 2022년 기준 여기어때 매출(3058억원)의 두 배 가량인 6029억원을 냈다.

CVC캐피탈이 인수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여기어때는 적자기업이었다. 2018년 영업손실 98억원을 냈다가 인수한 해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2019년 72억원을 기록했다. 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을 감축한 효과다. 정명훈 CVC캐피탈 한국대표가 2021년부터 여기어때 대표로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수익성 개선에 착수했다.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보복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란 전망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작년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2300만명이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79%까지 회복한 수준이다. 2028년까지는 매년 9%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그중 OTA의 성장세는 일반 여행사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같은 기간 연 12% 수준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그룹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지 않고 동선에 따라 각 시설을 예약하는 2030 밀레니얼 세대는 특히 OTA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이같은 추세에 힘을 빌려 작년부터 경영권 매각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나 주간활성이용자수(WAU)가 야놀자를 일시적으로 넘기기도 하면서 매각 적기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에 성공하면 CVC캐피탈 한국 사무소의 첫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회수 성과가 된다. 조단위 매각에 성사할 경우 단번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야놀자와 매각 성과를 내야 하는 여기어때 모두에게 중요한 해"라며 "MAU 규모가 비슷해지면서 매각 혹은 상장에 따라 상대방의 몸값이 자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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